
뼛속까지 연극인, 뼈극인이 내가 실질적인 무대디자인을 안 한지 근 2년이 넘어가는구나. 물론 메일을 통해 아이디어를 준다던가, 휘휘 휘저은 스케치를 디카로 찍어 보낸다던가 하는 건 했지만 극장 안에서 물리적으로 셋업을 한 게... 2009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지금까진 어찌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가끔씩 울컥울컥 쯔나미로 밀려오는 극장에 대한 그리움은 나를 약하게 만든다.
물론 궁극적으론 공연과 봉사를 접목한 까서방과 나만의 커뮤니티 극장을 만들 것이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게다가 대학로 동지들이 으쌰으쌰 뭔가를 작당하는 소리가 바다 위를 달려 내 귀까지 들릴 때면 내 마음은 그저 당신(연극) 곁으로 어디든지 달려가고 싶을 뿐이다.
2008년 '요거트를 찾아서' 작업 차 영국에 갔을 때 National Theatre의 War Horse를 보았다. 사실 줄거리로만 봤을 땐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무대 위에서 창조해낸 연극성이란... 내가 지금껏 보아온 공연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휼륭했다. 특히 마치 살아있는 말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믿게 만드는 그들의 craftmanship은 가히 최고다.
말이 죽은 걸 표현한 연출은 아직도 생각할 때마다 내 눈가에 눈물을 고이게 만든다. 말을 조절하는 3명의 퍼페티어들이 조용히 말틀에서 나와 나란히 서서 바닥에 누워있는 그 말틀을 가만히 쳐다보며 미소짓는다. 그리고 조용히 돌아서서 퇴장한다. 아주 단순한 단 3초의 동선이지만 그게 눈 앞에 형상화되었을 때의 그 감정은... 그건 마치 육체를 떠나가는 영혼을 손을 뻗어 붙잡고만 싶은 그런 것이었다.
TED Talk에 나와 그동안의 노고를 설명하는 그들이 존경스럽다.
스필버그가 영화로 만들어서 개봉을 했다 하는데, 보진 않았으나 공연보다 못 할 것이 뻔하다.
연극이 그립다보니 옛날 기억까지 꺼내게 되네...
다시 극장에 설 그날까지... 나의 여행은 계속된다.
까서방과 다시 다짐을 한다.
꼭 우리의 극장을 만들자고.




